To. 연희아빠

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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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18.12.10
조회수 : 852 총공감수 : 14
연희아빠!
제법 날씨가 싸늘한 게 이젠 완연히 겨울 속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엔 조 서방과 완희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평소에 날 한번 데려가고 싶었다던 사량도엘 가서 낚시를 하고 왔어요.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했기에 새벽 4시 반에 출발을 했는데
나는 빈속이어서 그랬는지 멀미가 나서 좀 힘들었네요.
그래도 낚시가 재미있어서 방파제에 올라가 한참을 낚싯줄을 던졌는데
처음으로 건진 것은 생전 본 적도 없는 물고기였어요.
전체 몸 색깔이 분홍빛이 돌고 가슴지느러미가 아주 커다랗게 펼쳐진 위로
동그란 반점이 여러 개가 그려진 특이하고도 예쁜......
조 서방은 볼락을 연신 잡았는데 완희랑 나는 계속 그 분홍 고기만 낚이는 거였어요.
하도 신기해서 자꾸만 살펴보았는데 할 수만 있다면 집에 데리고 와서 키우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식사할 데가 마땅치 않아 아침은 준비해 간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텐트 안에 들어가서 먹고
점심은 고기를 굽느라 그냥 밖에서 먹었는데,이젠 그러기에는 날씨가 너무 추운 것 같더라고요.

큰 고기를 잡으면 먹고 오자고 하였지만 전부 작은 크기라서 그저 손맛만 보고 왔네요.

돌아오는 길에서도 난 여지없이 또 멀미를 해서 좀 고통을 겪었습니다.
어느 때는 장거리 여행에서도 괜찮았는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그 물고기의 이름을 알려고 검색을 해 보았더니 바로 성대라는 거였어요.
나중에 완희도 맞다하고요.
낚시하는 내내 나의 곁에서 혹시라도 위험할까 걱정되어서 줄곧 자리를 지키며
시린 손으로 지렁이 낚싯밥을 끼워 준 완희가 그저 고맙네요.
내 멀미로 염려를 끼쳐준 조 서방에게도 미안하고요.

연희아빠!
올 겨울엔 꼭 강원도로 눈꽃 여행을 다녀오라고 완희가 권하는데
그건 꼭 절호의 시기를 만나야만 좋은 구경을 할 수 있는 거라서
마음대로 되려나 모르겠어요.

연희아빠!
요즈음 내 새벽 나들이 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
그리 높지 않은 곳에서 유난히도 밝게 빛나는 단 하나의 별을 만납니다.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기 전까지 제법 한참을 나와 동행하게 되는 그 별을 보고
그건 어쩜 당신이 하늘에서 나의 발걸음을 바라보아 주는 것일 거라고 의미를 붙여 본답니다.

연희아빠!
당신에게 보고할 일이 있으면
또 올게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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