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극장가에서 ‘신과 함께 2’가 천만 관객을 넘었지요. 사후세계를 다룬 영화인 만큼 저도 관심 있게 보았는데요, 영화는 죽음 이후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7개의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왜 49일 동안일까요?
이는 불교식 장례와 유교사상이 결합된 제사의례에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거슬러 올라가면 불교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생전의 업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기간을 중음(中陰)이라고 하여 죽은 후 다음 생이 결정될 때까지를 49일로 보았고, 7일째마다 7회에 걸쳐 기도 의식을 치르면서 칠칠일(七七日) 또는 칠칠재(七七齋)라고도 불렀습니다.
또한 유교에서는 49일 동안 죽은 이를 위해 후손들이 정성을 다해 제를 올리면 좋은 곳에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그 조상의 혼령이 다시 후손에게 복을 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럼 49제와 49재 중 옳은 표현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장례를 치른 후 3일째 되는 날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성묘를 하는데요 이를 삼우제라고 합니다.
아마도 삼우제의 ‘제’와 연관해 49제로 알고 계시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요 정확한 표현은 49재(사구재, 사십구재)입니다.
49재의 재는 한자로 ‘재계할 재(齋)’를 사용합니다. 즉 49일 동안 좋은 생을 받기를 바라는 뜻에서 재를 지낸다, 즉 불공을 드린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잠깐!
간혹 삼우제를 ‘삼오제’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는 유교적 의례로 장례식 날 지내는 제사를 초우(初虞), 그 다음날 지내는 제사를 재우(再虞), 3일째에 지내는 제사를 삼우(三虞)라고 합니다. 그러니 삼오제가 아닌 삼우제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참고로 삼우제의 제는 한자로 ‘제사 제(祭)’를 사용합니다.
불교나 유교뿐만 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에 따라 장례의식은 차이가 있지만 결국 죽은 이가 더 좋은 세상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철학에서는 시간을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직선’으로 보고, 동양철학에서는 반복하며 나아가는 ‘나선형’으로 본다는 의견이 있죠.
한 해 두 해가 지나며 시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만 이 과정에서 낮과 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됩니다.
이를 불교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깨어있는 낮은 삶, 잠들어있는 밤은 죽음(잠시 죽어있는 상태), 다음날 아침은 또 다른 삶(환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를 거시적으로 본 것이 인생인 것이죠.
그러니 49재는 생의 또 다른 아침을 좋은 곳에서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의 의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49재의 올바른 표현과 의미에 대해 공유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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