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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MBC 스페셜,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 |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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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분당메모리얼파크입니다. 어제 3월 4일 방영된 'MBC 스페셜'에 대해 소개합니다. 이날 방송은 윤석남 화가의 작품과 그녀의 인생 스토리로 채워졌습니다. '우리나라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는 별칭에 걸맞게 윤석남 화가는 여성의 삶과 모습을 작품에 담아온 작가입니다. 이에 오는 3월 8일 여성의 날 111주년을 기념하며 방송되었습니다. 카메라 렌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여든하나의 나이가 무색하게 강렬했습니다.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과 목소리가 그랬지만 무엇보다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에서 2,30대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아내, 며느리, 엄마의 자리에만 있던 전업주부에서 마흔이 넘은 나이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사연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당시 전업주부로서는 두려움이 앞설 수 있었을 텐데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 등 무언가를 그리고 싶었다기보다는 내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내 얘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어머니'였고 그렇게 10여 년 동안 어머니만 그린 사연을 전했습니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한국 최초의 극영화(월하의 맹서)를 촬영한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이며 극작가인 윤백남 감독의 셋째 딸입니다. 이 이름에서 느껴지듯 아버지는 아들을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석남'이라 지었습니다. 그 바람이 통했는지 3명의 남동생이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가 15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의 어머니는 갑작스레 6남매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연 때문일까요? 그녀의 작품에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예술과 창작의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방송 중간에는 윤석남 작가가 어머니의 묘소를 찾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놀랬습니다. 일전에 공원을 거닐며 인상 깊었던 묘비문이 있어 블로그에도 소개했던 적이 있는 봉안묘가 그녀의 어머니 묘였기 때문입니다.
촬영은 2월 20일경에 진행되었습니다. 마침 눈이 내린 후라 하얀 모습의 포레스트헤븐 묘역이 방송에 나왔습니다. 동생분과 함께 성묘를 하는 윤석남 작가의 모습에는 그리움이 가득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그녀의 작품 중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작품은 '1025'였습니다. 2003년 신문에서 1,025마리의 유기견을 돌보는 할머니의 뉴스를 접하고 작업하게 되었다는 「1025 ; 사람과 사람 없이」는 1,025마리의 개의 형상을 만든 작품입니다. 완성에만 5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큰 노동이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작품 수도 압도적이지만 작업 당시의 나이가 더 놀랍습니다. 일흔이라는 나이에 이 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요. 이로 인해 허리 수술까지 받았다고 합니다만 작품을 바라보는 작가의 눈에는 애정이 넘쳤습니다.
1025 작품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개들이 관람자가 되어 나는 바라봄의 대상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각기 다른 모습의 개들이지만 한결같이 슬프고 비통한 표정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바라만 봐도 미안해집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버림받은 유기견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픕니다. 유기견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키기도 하지요. '안락사'라는 말도 인간의 이기심인 것 같습니다. 언제 개들이 죽여달라고 했나요...
작품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이 날 방송은 회화, 조각, 설치 미술 등 40여 년 동안 걸어온 윤석남만의 창작의 길을 함께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그림에서 설치미술을 하게 된 그녀만의 이유가 기억에 남습니다.
해당 방송은 MBC 스페셜 다시 보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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