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人· 禮 · 通]있을 때 잘 챙겨야 할 3가지
2020.04.03 조회수 4337

안녕하세요. 분당메모리얼파크입니다. 

여러분은 노후를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김경록 소장의 글을 통해 노후에 꼭 챙겨야할 것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  저희 공원에서는 '웰다잉 준비하기'라는 코너를 통해 웰다잉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사례를 제공해드리고 있으며, 본 글은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동의를 받아 게재합니다.

 

 

 

 

있을 때는 고마움을 모르지만 막상 없어지면 불행이 극에 달하는 것들이 있다. 물이 그렇다. 물의 양이 증가해도 행복이 증진되지 않는 반면 물이 부족하면 행복이 급감하여 고통이 된다. 이처럼 물의 양에 대해 행복은 비대칭 곡선 모양이다. 세상만사 행복과 관련한 비대칭 곡선이 많지만 노후에 특히 유의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돈, 건강, 배우자이다.

 

 

 

 

 

경제학자 이스털린(R. Easterlin)은 1974년에 재미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소득이 일정한 점에 이를 때까지는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이 증가했는데,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 증가는 미미한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를 ‘이스털린의 역설’이라 부른다. 2000년 초에 실시한 세계가치조사 자료의 63개국을 대상으로 한 소득과 삶의 만족도 관계를 보면 소득이 1만 달러 정도(2인 가구이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삶의 만족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노후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감소하는 국면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소득이 일정 선 이하로 감소할 경우 삶의 만족도가 급속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소득이 생계비 이하로 줄어드는 노후 파산으로 삶의 질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가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노후에는 일정 수준의 돈을 반드시 확보해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머튼(R. Merton) 교수가 노후 자산관리에서 필요생활비는 연금이나 채권 등의 확정적인 소득으로 준비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건강은 누가 봐도 확실한 비대칭 행복 곡선이다. 건강하다고 더 행복하지 않지만 건강을 잃었을 때는 세상이 꺼져버린 듯한 불행을 느낀다. 이러한 비대칭적 특성 때문에 평소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게 건강 관리의 맹점이다. 특히 노후에는 이 맹점을 잘 극복해야 한다.

 

70대에 접어들면 질병이 갑자기 많아진다. 마치 적은 수의 적군이 간헐적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대규모 적군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격이다. 질병이 없다 해도 허약해지는 것이 문제다. 허약이 질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후에는 건강할 때 운동을 더 하고 섭생에 유의해야 한다. 노후 여유 시간의 상당 부분을 건강에 배분하고, 건강 관리 직장에 파트타임으로 취직한다고 생각하자.

 

 

 


 

 

 

돈이나 건강처럼 배우자와 관련된 행복의 비대칭 역시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배우자가 있을 때는 고마움을 모르지만 없어지면 가슴 한구석이 비게 된다. 홀아비 환(鰥)이라는 한자(漢字)는 뼈를 앙상하게 드러낸 물고기 모습이다. 『계로록(戒老錄)』을 쓴 소노 아야코는 아내를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가구란 늘 그 자리에 있을 때는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갑자기 없어지게 되면 휑한 느낌이 든다. 벽에 붙은 액자를 떼 내도 흔적이 남는데 사람은 오죽할까?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아내는 남편을 그렇게 생각지 않는 데서 또 다른 비대칭의 비극이 생긴다. 은퇴한 남편을 희화(戱化)하는 표현도 많다. 세끼 다 챙겨 먹는다고 ‘삼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남편은 야외에서 불을 지필 때 바람을 막아 주는 바람막이 같다. 바람이 없을 때는 거추장스럽지만 가끔 바람이 불 때면 긴요하다. 그래서, 소노 아야코는 아내와 남편이라는 배우자는 부모와 사별하게 되는 쓸쓸한 운명을 신이 보상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했다.

 

유의해야 할 것은 돈, 건강, 배우자는 행복에 대해 비대칭 곡선 모양을 가졌을 뿐 아니라 잃으면 다시 회복이 안 되는 비가역성(非可逆性)도 갖고 있다. 회복 탄력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노후에 돈을 잃으면 다시 벌 기회가 없으며, 건강을 잃으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노후에 이혼이나 사별로 배우자를 잃으면 다시 얻기 어렵다.
 
비대칭적인 행복 곡선을 가진 대상은 평소에 소홀하다 보니 불행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기 쉽다. 여기에 비가역성이 더해지면 헤어날 수 없는 불행의 늪이 된다. 우리가 노후에 의식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돈, 건강, 배우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말고’라는 유행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출처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 글 : 김경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