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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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19.05.13
조회수 : 1019 총공감수 : 7
연희아빠!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각가지 의미로운 일들을 많이 행하는데요.
우리 하빈이랑 수빈이네 학교에서도 효에 대한 글을 써 보라는 숙제가 있었나 봐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리 애들은 제 어미나 아비에게가 아니라,
나와 제 외삼촌에게 글을 썼다네요.
내게 전달된 수빈이의 글을 당신에게도 알려 주고 싶어 그대로 전합니다.


나의 외할머니
대부분 효에 대해 생각해 보면 엄마, 아빠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엄마, 아빠 이상으로 소중한 분이 계시다.
그 분은 바로 나의 외할머니시다.
내가 어릴 때, 우리 부모님은 일을 하셔서 외할머니댁에서 자랄 수밖에 없었다.
주말에만 부모님을 만나고 항상 외할머니와 살았던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외할머니와의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이라 모든 것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중에 내 기억속에 또렷하게 남아있는 추억이 하나 있다.
나는 한창 귀엽고도 어린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인형인 뚱이를 모으는 걸 좋아했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신 외할머니께서는 내가 아주 소소하지만 칭찬 받을 만한 일을 할 때면
내 손을 잡고 인형 가게에 가서 마음에 드는 뚱이인형을 사 주시곤 하셨다.
지금도 그 인형들은 나의 보물상자 속에 소중히 자리잡고 있다.
정말 엄마가 없는 빈 자리를 못 느낄 정도로 나를 잘 키워 주셨다.
지금 훌쩍 커 버린 나에게 할머니께서는 여전히 나를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신다.
그런 할머니께 이제는 내가 보살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머니께 더 많은 기쁨을 드리고 싶다.
외할머니는 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분이시다.

연희아빠!
오늘은 오랜만에 함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어요.
우리 연희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부터 거의 40년 가까이 이어 온 인연인지라,
당신 떠나고 만난 자리에서 난, 우리의 인연을 경축한다고 그에게 말했어요.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에서의 만남이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의 남편이 위중한 병에 걸려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네요.
그냥 한참 동안 그 분의 하소연을 듣기만 했습니다.

연희아빠!
왠지 올 여름엔 울릉도엘 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완희에게 말했더니,
거기는 풍랑이 심하게 일면 육지에 나올 수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좀 힘들 거라는 바람에 실망을 하였네요.

여름 기운이 완연한 요즈음 날씨예요.
봄꽃들도 다 져 버리고 이젠 장미의 계절로 들어서겠죠?!
또 올게요.
잘 있어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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