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장숙희

2015년 9월 28일

힘내세요3 공감2 감동4 슬퍼요1
장혁재 2020.10.14
조회수 : 101 총공감수 : 10 댓글수 : 7
누구에게나 절정의 순간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영광 혹은 강렬하게 원하던 것을 성취했을때의 쾌감이라던가,
뜻한 바를 이루워 기쁨에 도취되는 순간이라든가.
어떤것을 이루고 그 결과물을 누구와 함께 나누고,
또한 그 가족들은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럽겠는가.
39년을 살면서 난 그런것을 부모님 혹은 그 누군가에게,
자랑스럽거나 뭔가를 이룬 사람인가 생각해보니 너무나 초라해졌다.
아니 39년이나 살고도 별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인생이면서,
괜한 허세로 언제가는 이루겠지 라며 스스로를 자위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는 어떤 결과물을 내놓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게 그냥.
10대에는 철부지에 호강에 복에 겨운 못난 자식으로
20대에는 망아지가 고생 좀 하면서 그나마 사람 구실 할려나로
30대에는 너무나 많은 고비를 넘기며 제 구실도 하기 힘든 삶으로.
그렇게 대충 대충 치열하지 않은 그냥 그저 그런 삶을 영위하며,
오롯이 나 하나만을 생각하던 나의 삶인데.
단 한번도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는데.
단 한번도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질 못했는데.
한번쯤은 그럴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시간은 인생은 그렇게 내 지난 대충의 삶처럼 무르지가 않았나 보다.
그 한번이 오기도 전에 끝내 어머니는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시지 못한 채,
2015년 9월18일 오전 6시 28분.
더 기다시리지 못하고 떠나셨다.
있을때 잘해
라는 말따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으며 살아왔고 누구나 들었을 저 흔해빠긴 말이.
정말 가슴에 사뭇치게 이제서야 깨달았다.
한번쯤은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한번쯤은 정말 너무나 기분 좋게 웃으며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난 마지막까지 미안해였다.
전화를 더 많이 할걸 더 많이 찾아갈걸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런 후회보다...
어머니에게 너무나 자랑스러운 아들이 한번도 되지 못했다는 것이 그 것이 가장 후회가 남는다.
조금 더 치열했어야 했다.
정말 그랬어야 했는데.
감히 누구보다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했다 라고 말할수가 없다.
그럼에도 정말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세상 누구보다 좋은 어머니상은 아니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했고 나를 위했고 나만 걱정했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를 걱정해준 내 엄마.
정말 지난 39년간 날 이렇게까지..난 그렇게 치열하지 못했음에도,
누구보다 날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믿어줘서 고마웠어.
엄마 정말 평안하길.

그리움2020.10.15 09:25:39123.111.160.218


장혁재 님!

-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싶었다 - 는

아드님의 이 고백을 어머님께서는 흐뭇하게 받으시고

영원토록 응원의 박수로 답하실 것 같습니다.

장혁재2020.10.16 10:52:1468.126.223.145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위로 감사드립니다

mine2020.10.15 15:10:39106.252.233.28

저도 철없는 나이에 엄마를 떠나보내면서 슬픔만큼 후회도 많았는데..
가슴 먹먹해지고 내용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댓글 남깁니다.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덕분에 오늘도 리마인드하며 곁에 계신 아빠한테 더욱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고인을 향한 추모글이지만.. 힘이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장혁재2020.10.16 10:52:5968.126.223.145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을 조금이라도 드렸다니 좋네요. 같이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정희2020.10.16 10:25:13119.17.64.181

얼마전 아들래미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엄마에게 자기는 어떤 존재인지 묻드라구요
엄마에게 있어서 자식이라는 존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이고 축복이라고 해주었어요
처음이여서 설레이는것도 재롱보여주었던것도 모두 너로 인한 기쁨이었다고
장혁재님 어머니도 나의 마음과 같았으리라 생각해요 힘 냅시다~~

장혁재2020.10.16 10:51:3368.126.223.145

감사합니다 좋은 어머니이십니다 :)

김정희2020.10.16 12:12:44119.17.64.181

그런데 정작 아들래미한테는 너에게 엄마는 어떤엄마 인지 묻지를 못했어요
자신도 용기도 없어서 묻지를 못했네요
내리사랑이라고 엄마눈에는 자식의 모든것이 용서되고 이해되고 그럽디다
아버지 돌아가시고는 다음날부터 밥도 먹고 한달후에는 웃기도 하고 그랬는데
딸을 보내고 나니 1년이 다 되어가도 슬프고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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