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사랑하는 순주이모

사랑하는 이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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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조카 인석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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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오늘 장례식 잘 끝내고 집에 왔어. 나중에 혼자 찾아가려고 봉안당 가는길 찾아보려고 들어왔다가 하고싶은 말을 남길 수 있게 되어 있길래 남기고 가려구. 내가 너무너무 미안해. 이모가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혹시나 내가 말을 걸면 불편해 할까봐 지난 몇 년간 이모하고 소통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게 너무 후회돼. 내가 너무 안일했나봐. 그때가 이모의 마지막 모습일줄은 꿈에도 몰랐어. 나는 한 번더 볼 수 있을 줄 알았어. 저번주에 알바끝나고 인천에서 돌아와서 이번주에 보려가려고 했는데 하필 이번주에 김장을 한다는 거야. 그러면 다음주에 보러가면 되겠다 했는데 이렇게 떠나버렸네... 내가 너무너무 미안해. 문자로라도 매일 이모하고 연락하고 지낼걸 그랬어. 집에 와서 이모의 사진을 찾아봤는데 내 방 종이박스에서 몇 장을 찾았어. 내일 베란다에 있는 사진도 전부 찾아서 보려구. 사진 속 이모는 쌍커풀수술을 하기 전의 모습인데 난 쌍커풀이 없는 이모의 모습이 너무 익숙하고 좋아서 수술 후 이모의 모습을 보고 집에 와서는 엄마한테 난 쌍커풀이 없는 이모의 모습이 더 좋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 물론 이모가 쌍커풀수술을 한지 꽤 오래됐지만 난 아직도 쌍커풀이 없던 이모의 모습이 더 좋아. 이모의 목소리를 못 들은지도 수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모의 목소리가 기억이 나. 이모 목소리가 기억이 안날땐, 누나들 이름을 부르는 것을 상상하면 뚜렷하게 그 음성이 들려. 지금 노래 들으면서 글쓰고 있는데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를 듣고 있어. 우연의 일치인지 이모 목소리 얘길 하니까 별 헤는 밤이면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그대 꽃위에 앉고 싶어라 라는 가사가 나오네.
너무너무 보고싶고 너무너무 후회된다.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수 많은 이모와의 추억속을 영화 한편을 고르듯 잠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하철로 길을 찾아보니까 분당까지는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더라구. 앞으로 자주 찾아갈게. 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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