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복숭아와 황도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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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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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아빠 !

오륙십 년도 더 넘은 내 어릴 적 추억.
시골 버스 정류장까지 배웅 나오신 할아버지가
내가 먹다가 남긴 복숭아 한 알이 생각나셔서
부랴부랴 집으로 다시 내려가셔선 손에 들고 오신
그 과일을
차에 오르는 나의 손에 쥐여주시던 할아버지의 마지막 기억.
그 작은 사랑이 이리도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큰 사랑의 느낌으로 남아서 때로는 날 눈물짓게 만듭니다.
오늘 새벽,
난 집에 있던 황도 캔이 눈에 띄어
그걸 들고 청주 기숙사로 내려가는 하빈이를
부랴부랴 터미널로 찾아가서
그애 손에 꼭 쥐여주었습니다.
어릴 적, 우리가 하빈이를 키우고 있을 때
몸이 아파서 밥을 먹지 않으면
으레 사서 먹였던 그 추억 속의 복숭아 캔을요.
할아버지가 하셨던 행동을 똑같이 내가 하고는
돌아서서 집으로 오는데 결국은 눈물이 흐르데요.
그때 할아버지의 연세는 여든 셋,
지금의 나는 일흔 다섯.
옛날의 내 나이는 열 일곱,
지금의 하빈이는 스물하나.

그건 그렇다치고
난 또 오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정희 님에게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손수 농사를 지어 큰 비닐봉지에 한가득 싣고 온
무공해 쪽파 한 무더기.
아무리 생각해도 난 보답할 게 없어서
그저 고맙다는 말만 할 뿐이었는데 . . .
멀리 사라지는 차량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며
아프지 말아요.
아프지 말아요.
그리만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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