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가희언니

언니에게 두번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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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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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내가 또 언니 찾아왔어 ㅎㅎ 언니 언니 나 작년 말부터 교회 다시 되게 열심히 나가. 나 잘하고 있지? 마음 속으로는 헤어짐의 예고 없이, 인사할 기회도 없이, 인간인 나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방식으로 언니를 데려가신 하나님을 완벽히 용서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원망으로 살며 인생을 통과하듯 살고 나니 남는 것이 없더라. 언니에게도 부끄럽게 살고 있었어. 어느덧... 언니가 바라는 나의 삶은 이게 아니었을텐데, 하고 정신차렸지. 언니에게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했잖아. 언니 몫까지 열심히 살아서 멋진 동생 되겠다고, 주어진 이 소중한 삶 사랑으로 열정으로 살아내겠다고 했는데 솔직히 그렇게 못산거같아. 그런데 하나님을 원망하니까, 나의 존재 이유인 그를 원망하고 미워하니까 안그래도 찢어진 마음이 더 더 찢어지고 의미도 없어서, 그렇게 발전없이 사는 내 모습이 지쳐서 하나님께 다시 나아오니 언니한테 더 가까워진 느낌이야. 언니, 생각보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였더라. 죄도 많지만 일단은 교회사람들이 주는 사랑을 만끽하고 싶어...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 무지 지쳤거든,. 삶을 살긴 살았는데 마음은 언니 떠난 이후로 괜찮아진 적이 없는거같다. 언제쯤 눈물이 나지 않으려는지. 심장 부근이 아프지 않으련지. 언니랑 그렇게 이별하고, 헤어짐이 두려워서 사람들과 교제하고 관계맺는 것도 피했는데, 남은 여생동안은 그렇게 살지 않을래. 언니가 알려준 사랑처럼 나도 사랑하고 사랑받을래. 그게 하나님이, 언니가 원하는 길인거같아. 언니 나 회사를 다니다가 나를 괴롭히는 상사로, 보람차지 않은 일로 인해 3개월 다니고 퇴사했어. 나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애쓰느라 몸이, 마음이 많이 상해서 못견디고 퇴사했어. 그래도 나 최선을 다했어 정말. 하나님이 광야에 나를 내버려둔듯한 느낌이었어. 그래서 하나님을 붙잡았고 지금도 붙잡고 있어. 3개월동안 쉬면서 자책 많이 했어. 나 자신에게 상처를 많이 줬고 그 이유는 가족들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엄마아빠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내 자신이 정말 너무 싫었어서...그런데 거기 더 있다간 정말 죽고싶었단말야...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정말 나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그동안 그걸 버틴게 강한거지, 그치 언니. 언니는 다 알고 보고 있지... 언니가 알아주면 돼. 내 옆에서 애쓰고 고생하고 있다고 말해줬다면 내가 얼마나 힘이 되고 좋았을까.. 정말. 매주 목요일에 마커스도 가고 있고 순 친구들과 교제 열심히 하고 있고 서툴지만 나름대로 애써서 전도도 시도했어. 친구들을 올해 두 명이나 교회로 데려왔다. 물론 아직 완벽한 성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전도라는 걸 해보다니. 일평생 처음이야. 올해 정말 힘들고 그렇지만 많이 성숙해졌어. 세상에 부딪히며 성장하라더니.... 언니가 봤으면 자랑스러웠을텐데.
언니, 언니가 반주하던 모습이 나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언니는 다른 모습이 아니라 나에게 그 모습으로 남아있어. 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더래도 나한테 언니는 영원히 그 모습이야. 내가 눈감기 전까지 평생. 그 아름다운 천사같은 따뜻한 모습... 내 얘기를 맨날 들어주고 같이 있어준 그 마음씨가 너무 생각나. 천국에서도 그러고 있을 언니... 언니, 언니두 다른 교회언니들처럼 아마 지금쯤 결혼을 진즉 했겠지. 나 엊그제 교회언니한테 청첩장 처음으로 받아봤어. 그렇게 내가 언니 청첩장도 받구 언니한테 밥도 얻어먹으면서, 언니한테 상담했을 일이 너무 많은데. 같이 설레어하며 자매처럼 이야기 하고 그랬을텐데. 너무너무 외롭고 보고싶다 오늘따라. 언니...나 교회에 좋아하는 친구도 있어.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어서 언니한테 털어놓고 싶어. 그런데 그 아이와 나의 신앙을 위해 티내지 않았고, 어차피 걔는 나랑 같은 마음이 아닌 것 같고, 그래서 내 마음을 접었는데, 너무 마음 아프고 슬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거같애. 이게 너무 힘들어서 또 언니를 찾아왔나봐. 그래도... 나 성숙하지 언니. 잘하고 있지.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주님을 닮아가는걸까... 책에서 봤어. 하나님, 제 마음을 위로해주세요 라는 기도보다, 주님 닮아가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라고. 맞는 말인거같아. 이렇게 하는게 옳은 방향인거같아.
언니 내가 졸업전시 하기 전에 언니한테 글을 남겼을 때는, 그때는 사회초년생이 되기 전에 설레었던 마음이 컸던거같애. 지금은 지치고 낡아서, 언니한테 의지하러 찾아왔는데.. 언니한테 좋은 모습만 보이겠다고 약속했는데, 힘들때마다 징징거리게 되는구나... 미안해 언니 내년에는 꼭 좋은 소식들로만 찾아오고 싶은데 내 마음대로 잘안된다...언니, 나 보고 있지. 지켜보고 있지. 더 열심히 살게. 힘낼게.. 언니 너무 고마워. 언니가 내 마음속에 있어줘서 고마워. 행복할때도 슬플때도 기쁠때도 언니 없는 여기는 슬픈 일 투성이지만 그럼에도 난 언니를 알고 만난 모든 것에 고마워 감사합니다. 언니의 사랑을 알게 해준 하나님께 더 감사할게. 사랑하고 또 올게 언니. 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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