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최강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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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엄마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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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아빠 !
세월이 빠르다는 게, 새삼스러울 느낌도 아니지만
벌써 11월의 끝자락에 섰네요.
- 우리말 겨루기 - 에서 처음으로 기획하는- 최강자전 - 을
금년 12월 한 달 내내 방송을 하는데
그것을 위해 선발된 32명의 최종 합격자 중에 나도 들었어요.
이십여 년간을 그 방송에 쏟은 열정과 애정은
감히 내가 최강자라고 자부할 정도이지만
실력으로 승부가 나는 결과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50대부터 시작하여 지금 70대까지 줄곧 이어온 한결같은 발걸음은
즐거움과 활력으로 보상 받는 나의 놀이터였지요.
당신이 갑자기 황망하게 나의 곁을 떠난 후의
그 충격과 상실감을 희석해 주었던 것도 이 프로였으니까요.
아마 내가 최다 출연자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첫 출연 때는 당신이 든든히 응원석을 지켜 주었지만
지금은 천국에서 열심히 나를 향해서 손뼉을 쳐 줄 거라 믿고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 보렵니다.
내 프로필 사진 속의 당신은 지금도 날 향해
열띤 박수를 보내고 있답니다.
연희아빠 !
혜원아빠가 많이 아파요.
머리 속에 꽈리처럼 부푼 혈관이 보이는데도
지금 임플란트를 하는 중이라서
그게 끝이 나야 손을 쓸 수가 있다네요.
그때까지 아무런 탈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송이도 담낭에 돌이 생겨서 쓸개마저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그간 살아 온 인생의 시름들을 모두 잘라 버린 거라 여기려고요.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 엄마에게 갔을 때엔
- 의자에 앉아라 ! - 는 음성을 들을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또 올게요.
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