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희아빠

결별

힘내세요6 공감1 감동2 슬퍼요0
연희엄마 2019.12.01
조회수 : 1177 총공감수 : 9
연희아빠!

완희가 결국 직장을 그만두었네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니던 회사였는데, 17년간의 결코 적지않은 세월의 종지부를 찍었어요.
그애의 바지며 와이셔츠를 다리면서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회사가 잘 되기를 염원했고
당신이 떠날 때도 함께했던 회사인지라 나도 많은 정이 들어서 그냥 서운한 생각을 넘어
슬프기까지 했답니다.
내 맘이 이럴진대 완희의 속은 어떻겠어요.
제 청춘을 다 바친 곳의 익숙한 환경과 그동안 정들었던 이들과의 이별이 수월치만은 않은 듯해요.
두 번 다시 할 짓은 아니라고... 말하는 걸 보면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심했나 봐요.
하빈어미가 그동안 수고했다며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해서 가족끼리도 마무리했습니다.
당신에게 다녀온 길로 바로 단양 형님네로 가서 하룻밤을 자고 작은댁에도 들러 왔어요.
형님은 심장마저 안 좋으시고 작은아버님도 다리가 편찮으셔서 일도 못 한다고 하시더군요.

난 단양에서 버스편으로 올라오고 완희는 혼자 영덕으로 낚시를 갔다가
대구의 친구네로, 대전의 지인에게로 갔다가
오늘 새벽에는 조 서방과 함께 소매물도로 또 낚시를 하러 떠났습니다.
이번주만 쉬고 12월부터는 제가 구상하고 있는 일을 시작할 텐데 잘 해나가리라 믿어요.
당신이 생전에 다 이루지 못한 몫까지......

어제는 또 불현듯 배 서방이 생각나서 전화를 하여 우리 집에 불러다가 하룻밤 재워 보냈네요.
파주로 이사를 하였다는데 봄이 오면 놀러 오라고 하여 그때나 가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아주 힘들었을 때 함께 울어준 천사 같은 사람이라 난 그 사랑을 결코 잊을 수가 없는 거예요.

연희아빠!
비가 오고 난 후에는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이젠 두툼한 옷을 꺼내 입어야겠어요.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히~~~~~~


※ 본 글의 댓글 기능은 글의 작성자가 ‘허용하지 않음’으로 선택하여 지원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