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분쟁 사례와 사전 예방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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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까지 유언과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작성방법에 관해 알아봤다.
다소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법률적인 설명이라 이번 회에서는 유언을 하지 않아서 또는 유언을 했는데도 심각한 법률적인 분쟁이 발생한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10년도 더 된 사건이지만 본 변호사로서는 잊을 수 없는 상속 사건이 있다.
돌아가신 부친은 한 때는 이름만 대면 서울에서는 누구나 알 정도로 돈이 많은 분이었다. 옛날 분이기도 하고, 돈이 많아서 그랬는지 혼인 관계가 복잡했다. 사건에 들어난 부인만 3명이었다. 전처, 본처, 사실혼 관계에 있던 처 이렇게 3명의 부인들과의 사이에서 자식도 다 있었다. 자녀는 전부 10명이었다. 부친이 돌아가실 당시 전처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처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본처만 살아 있었다.


그런데 부친과 본처가 본처의 친자인 장남만을 끔찍이 여겨 부친 생전에 그 장남에게 매우 많은 재산을 주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장남은 그렇게 많이 받은 재산을 받는 즉시 족족 탕진했다. 그러다가 부친이 사망한 것이다. 장남이 수 없이 많은 재산을 탕진했는데도 부친 사망 당시 200억 원이 족히 넘는 상속재산이 있었다. 그 재산을 놓고 상속인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부친 생존 당시 가장 홀대를 받았던 사실혼 관계에 있던 처의 자녀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도 부친의 자식이므로 다른 자녀들과 똑같이 상속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그들은 부친 생전에 너무 많은 재산을 증여 받은 장남과 그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많은 재산을 증여받은 차남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도 청구했다.

 

 


 


 

 

소송전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자녀들이 10대일 때 당한 홀대와 폭행까지 그 가족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녀들 사이의 싸움이 이전투구로 번지기도 했고, 부친의 재산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소송에서 그 재산을 조회하고 확인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훗날 그 사건을 담당한 부장 판사와 본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부장 판사도 자신이 지금껏 판사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많은 사실조회를 해본 적이 없다고 술회할 정도로 소송은 복잡하게 진행됐다.
 

소송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상속 세무조사가 나왔다. 장남과 차남이 생전에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서 증여세를 이미 납부했는데도 누락된 부분이 있기도 하고 남은 상속재산이 많아서 100억 원 가량의 세금이 부과됐다. 그런데 상속인들끼리 소송으로 싸우면서 아무도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장남은 부친의 생전에 부친 소유 재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많은 돈을 빌려 쓴 상태였는데 이자 납부를 연체하였기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담보로 받은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했다.
 

본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처의 자녀들을 대리하였는데, 장남과 차남을 포함한 모든 상속인들을 불러 모아 제발 합의하여 상속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상속세 납부 및 금융기관의 경매에 대응하자고 간곡히 사정했다. 그러나 장남과 차남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욕심을 버리지 않는 바람에 결국 합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재판은 판결로 끝이 났다. 판결서에 의하면 내연녀의 자녀들은 상당히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경매, 국세청의 압류 및 공매가 진행되면서 그 많은 재산들이 허무하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경매와 공매로 처분이 되면서 그 처분으로 인한 양도소득세 또한 부과되어 결국 거의 모든 재산이 경매와 공매로 매각되고 말았다. 본 변호사의 의뢰인들 또한 판결에서 인정된 금액의 절반도 받지 못했다. 욕심을 가장 많이 부렸던 장남은 손에 단 한푼도 쥐지 못했다. 모두에게 참으로 허망한 결과였다.


이 사건과는 달리 돌아가신 분이 매우 세밀하게 유언장을 작성해 두었는데도 자녀들 사이에 소송전이 벌어진 사건도 있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그 사건에 관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연이어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유언과 상속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 중에는 자신의 사후에 자녀들 사이에서 이와 같이 눈뜨고 보기 힘든 분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분이 많을 것이다. 본 변호사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도 같다. 그리고 실제로 본 변호사가 알고 지내는 자산가들 중에는 상속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 사전에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묻는 사람도 많다.

 

본 변호사가 오랜 동안 많은 상속 사건을 경험하면서 내린 결론은 간단하다.
생전에 자녀들에게 재산을 줄 때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를 잘 적어 두고 그 내용을 모든 자녀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남이 결혼할 때 3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줬고, 딸이 시집갈 때 1억 원어치 혼수를 해줬다와 같이 매우 상세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기록을 가지고 적절한 시점에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여 나머지 재산을 어떻게 상속할지를 계산해 두고 또 이를 자녀들에게 공개하면 아마도 상속으로 인한 분쟁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누가 얼마를 받았고 상속법적으로 내가 받을 수 있는 상속분과 유류분이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법적 분쟁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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