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다
강*성 조회수 3067 2017.06.21

유  언  장

이제 거의 다 왔다. 끝이 보인다
끝이 다가오니 허망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여기로 오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양 살아왔다

사후 세계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없으니 그 동안 만끽해온 자유로움만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이치리라. 모르것은 늘 무서운 법.

하지만 끝이라는 점이 담담하니 시원하기도 하다
무엇이 되었든 이 무한궤도의 연속에서 이제 벗어날 수 있다니 한편으론 생뚱맞은 반가움도 느껴진다.

아침에 눈을 뜨면 또 다른 반복이 지속되었다
권태와 단조로움.. 모든 새로움의 소멸은 언제나 슬프고 힘든 일이었다.
이젠 이런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한편으론 큰 다행아닌가?

더이상 살지 못할 것이라.. 음... 후회가 막급하다. .
많은 사람과 수많은 일들이 스쳐지나간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와서 보면 죽음으로 가는 긴 행렬의 끝에서
처음으로 매순간 이동하고 있었던 것일진데....
뭘 한다고, 무엇에 바쁘다고 그 좋은 곳 마다하고 그 신나는 일 뒤로 하고
소 밭갈듯 하루하루 살아왔던가?
무심한 세월이다 멍에의 시간이다.

진작에 훌훌 털고 진정 내가 스스로가 되기 위해 살아왔었을 것을...
남의 눈치보고, 소소한 근심과 노후 걱정하면서
하루 하루에 허덕인 그 죄는 다 지금의 내가 받는 것이려니....

왜 좀 더 잘 해주고 사랑하지 못했을까?
그 사람에게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그렇게 행동하고 말했던지?
가고 없는 그 사람 보고 싶다. 미안하다.
눈물이 나려한다....

가보고 싶던 곳에도 갔어야 했다.
이젠 다시 살아라해도 기력도 없으니 말짱 헛된 희망일뿐....
젊어서 놀라는 말은 그래서 철학적 교훈이 담긴 것임을 지금
알아차린다...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다 팽개치고 달려갈텐데...
핀란드로 피지섬으로 지리산으로......

내가 누구든 내가 내가 되는 삶을 살도록 해라
꽉채워서 정말 나인 생을 내가 주인이되어라...
지금 이 시점에 와서 가장 적은 후회를 하며 생을 마칠 수 있도록
충만한 스스로를 살기를....
이제 보니 그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이다.






2017년 06월 21일

강*성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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